노래로 태양을 쏘다 - 연출방향 :: 2004/06/07 14:55

<삼국유사>에 이런 신화가 실려 있다.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나타나는 바람에 사람들의 고통이 컸다. 이때 고승, 월명이이 노래를 부르자 비로소 하나의 해가 사라졌고, 이 땅에는 평화가 다시 왔다고 한다. “태양 쏘기” 신화는 동북아시아 지역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신화라고 한다. 차이가 있다면, 다른 지역의 영웅은 활로 태양을 쏘았고, 우리의 영웅은 향가라는 노래로 태양을 쏘아 떨어뜨렸다는 점이다. 그래서 한 국문학자는 그를 “문화영웅”이라고 불렀다. 한국의 영화인들은 113명의 영화인이 같은 날 삭발하여 분노를 표시하는 등 98년 7월부터 지금까지 일 년 넘게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을 계속해 오고 있다. 그 싸움은 단지 스크린쿼터 제도만을 지키기 위한 소극적인 투쟁이 아니고, 헐리우드로 상징되는 미국의 문화제국주의에 맞서서 한국의 문화 주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일년 동안에 걸친 영화인들의 싸움을 기록한 것이다. 그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옛 신화 속의 기억 뿐 아니라 현재에도 각 분야에서 우리 문화를 지키려는, 노래로 태양을 떨어뜨리려고 하는 문화 영웅들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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