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보다, 영화 보는 수요일] 아무도 꾸지 않은 꿈 :: 2015/08/2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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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앤카페 쿠아레"와 서울영상집단이 함께하는 은평구 독립다큐정기상영회 '보다, 영화 보는 수요일'

9월 상영작은 홍효은감독의 <아무도 꾸지 않은 꿈>입니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부터 서른을 넘어 긴 시간 투쟁하고 있는 이들까지...

구미 '공순이'들의 인터뷰들로 구성되어 있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연이어지는 인터뷰들로 지루할만도 한데....

중간중간 삽인된 최승자 시인의 시구들과, 홍효은감독이 바라본 구미의 풍경이 절묘하게 어울리며

참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다큐멘터리이기도 합니다.


아래 링크는 "훼미(毁美)니스트"라는 분이 참세상에 남긴 리뷰입니다.

이 리뷰로 소개글 대신합니다.

http://newscham.net/news/view.php?board ··· age%3D43


그리고, 홍효은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어간 과정도 상당히 독특하고 재밌습니다.

이 이야기는 "ACT"에 실렸던, 홍효은감독과 김동원감독과의 대담으로 대신합니다^^

http://actmediact.tistory.com/38



*시놉시스 :

"한번 공순이는 영원한 공순이라고, 한번 공장에 발 들이면 못 벗어 난다고. 난 스무살 때 그 말을 이해를 못했어요… 근데 어느 날 보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게 공장밖에 없더라구요. 다시 공장으로 가는 거에요."

16살에 산업체로 구미 태광에 들어가 일을 시작한 다이와 현정은 공장생활 10년째가 되어가지만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정규직으로 일해 본 경험이 없다. 모아둔 돈도 없이 이젠 꿈도 자신감도 모두 사라지고 그저 우울하기만 하다는데…

무엇이 그녀들을 이렇게 보잘 것 없게 만든 것일까.
구미의 공장에서 만난 19세부터 37세까지의 여성노동자 15명을 인터뷰했다.


*연출의도 :

"이런 존재, 우리들은 이십년동안 유치원, 초중고를 겨우 졸업해 이런 존재가 되었다.
감시당하며 잠시도 쉴 수 없는 존재.
화장실 가고 싶은 기본적인 욕구조차도 눈치를 보며 참아내야 하는 그런 존재.
자신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고작 온힘을 다해 더 빠르게 손을 놀려 칭찬받는 것.
버티고 앉아 신입이 들어오면 그들을 가르치고 혼내고 텃새부리는 것 뿐.

묶이고 묶이고 묶이는 말뚝.
공장안 여인들.
그리고 이젠 기대할 것이 없다고 체념해 버리게 만드는 모든 것들."

                                                                           -2010년 11월 28일 일기 중에서


1년 간의 구미공장생활을 마친 나는 뾰족한 날을 세운채 어디론가 빠르게 흘러가는 이 사회의 모습을 주관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이 영화는 내가 공장에서 함께 일하던 15명 여성노동자와 구미의 풍경에 관한 지극히 '주관적인' 다큐멘터리이다.


*STAFF :
연출/프로듀서/편집 홍효은
촬영 홍효은, 김수희
음악 김수희

사운드믹싱 김송이
출연 장현정 김다이 이정임 이미정 이혜정 장정화 이정희 박희경 허세영 황현희 전연단 이난희 안수연 손정화 김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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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킴이 | 2015/08/31 18:0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요즘 핫한 다큐멘터리인 <위로공단>과 비교대조해서 <아무도 꾸지 않은 꿈>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일종의 묻어가기 홍보입니다^^;;)

    두 다큐멘터리는 '여공, 공순이'(여성노동자)들에 관한 기록이라는 점이 동일합니다.
    그리고 각양각색 여러 인물들의 인터뷰와 인서트컷들이 교차하는 비교적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동일합니다.
    그러나 두 영화는 각기 상이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1.
    전자는 일단 스펙타클합니다.
    시간적으로는 70년대부터 지금까지, 공간적으로는 구로공단을 시작으로 한국 전역을 걸쳐 캄보디아 베트남까지 아우릅니다.
    반면 후자는 지금, 구미의 한 공장이라는 한정된 시공간으로 압축됩니다.
    (후반부에 다른 공장으로 배경이 확장되긴 합니다만, 구미공단을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후자는 전자 못지 않은 각양각색의 인물들을 담아냅니다.
    전자의 인물들이 시공간이 다를 뿐 결국 같은 이야기들을 전달하고 있다면, 후자의 인물들은 같은 시공간에 있을 뿐 실로 다양한 생각들, 때로는 상충되는 이야기들을 뱉어내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후자가 한정된 시공간을 배경으로 하고도 어떻게 보면 더 넓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달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반면, 전자는 다양한 시공간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입장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2.
    두 영화가 선택한 인물들에서도 차이는 있습니다.
    전자가 여성노동자와 관련된 각 투쟁과 직종을 대표하는, 소위 영웅(?)들을 인터뷰 대상으로 삼고 있다면,
    후자는 공장 라인 바로 내 옆에서 일하고 있는 언니 동생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인물들을 인터뷰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나누는 이야기의 내용도 다릅니다.
    전자가 노동과 투쟁의 강도를 이야기하고 각각이 지닌 상처의 극한을 전달하고 있다면
    후자는 "난 이런데 넌 어때? / 난 뭐 so so"식의 투박하고 일상적인 대화들을 담아낼 뿐입니다.
    정식 인터뷰치곤 성의없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가깝고 동등한 입장이기에 가능한 대화들입니다.
    물론 꾸밈없는 이야기들이고요.

    감상자 입장에서...
    전자의 아픈 이야기들에 결국 두 눈이 충혈되고 만다면..
    후자의 담담한 이야기들을 듣고 있자면 가슴 한켠에 서리가 사뿐히 쌓이는 느낌이랄까요...
    뭐 이런 차이들이 있습니다.

    3.
    두 영화 모두 인터뷰와 인서트가 교차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두 영화 모두 이 인서트들이 결국 영화의 정서를 완성해내고 그 정서를 관객들에게 전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두 영화의 인서트는 상당히 대조적인 스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자가 재연배우와 분장과 미술 조명이 합쳐진, 웬만한 극영화 저리가라는 화려하고 세련된 미장센을 자랑하고 있다면,
    후자의 인서트는 구미 골목 골목에 카메라 턱하고 내려놓았을 뿐입니다.
    뒷골목 성인가게 간판들, 새벽 늘어선 봉고차들, 오염된 강가의 강태공들...
    강하게 어필하지 않고 담담히 여성노동자들의 인터뷰들 사이에 구미시의 풍경들(주로 남성 노동자들의 공간)을 툭툭 놓아둘 뿐입니다.

    따지고 보면 후자는, 전자처럼 인서트들이 많지도 않습니다.
    여기에 전자에는 없는 장치가 하나 뿌려지는데요, 바로 최승자 시인의 서정적인 시구들입니다.
    어린 여공들의 공허한 넋두리, 구미시의 단촐하고도 복잡한 풍경, 그리고 최승자의 시구가 툭툭 버무려지면서,
    후자는 전자보다도 기묘한 아름다움을 만들어 냅니다.
    물론 그 아름다움은 최승자의 시처럼 우울합니다.
    그 우울한 미학은 하나의 상징이 되어, 구미공단(확장하자면 한국노동시장)을 경제적이고 적절하게 그려냅니다.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전자를 현란한 미국극영화에 대입하자면,
    후자는 아기자기하고 담담한 일본극영화에 비교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전자가 스케일도 크고 자극적이다보니 러닝타임이 더 길어도 덜 지루합니다.
    전자 <위로공단>은 매우 부지런하고 친절한 영화입니다.
    대중들이 회피하는 이야기를 전달하자면 이런 방식도 필요하겠죠.
    하지만 모든 영화가 그럴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다큐멘터리라면, 덜 대중적이라도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를 '기록'하고 그대로 전달하려는 노력도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도 꾸지 않은 꿈>은 담담하지만 그 어느 영화보다 충실한 기록입니다.

    극장처럼 여러분 맞는 시간에 볼 수 있는 그런 상영회가 아니니
    놓치지 말고 꼭 챙겨서 영화 보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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