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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보다, 영화 보는 수요일] 니가 필요해 :: 2015/10/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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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영상집단과 북앤카페 쿠아레가 함께하는 은평구 독립다큐 정기상영회
[보다, 영화 보는 수요일] 11월 상영작은 김수목감독의 <니가 필요해>입니다.


11월 4일 수요일 저녁 8시
서울 은평구 역촌역 1번출구 앞 북앤카페 쿠아레 (3F)


독립다큐멘터리 중에 노동자들을 기록한 영화가 상당히 많습니다.
우리 모두 노동을 하고 있고, 노동과 그에 따른 계약관계로부터 자유로운 이가 없기 때문일 겁니다.
(저는 놀고 쉬는 것도 노동이라고 생각하고 저같은 백수 한량도 노동자라고 생각합니다.

일 없는 이 또한 노동을 둘러싼 사회적 관계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화 소개에 앞서 노동에 관한 제 생각을 좀 풀어볼까 합니다.


자급자족의 농경시대가 아니니만큼,
생계에 필요한 물품들을 사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고,

돈을 얻기 위해선 노동이라고 하는 내 능력(몸)을 파는 행위가 필요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노동이라고 하는 것이 단순히 생계에 필요한 돈을 얻기 위함일 뿐이라 해도,
그 돈의 대가가 '인격을(나 자신이 인간임을) 팜'이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고 해도 그 대가로 타인의 인격을 요구해서도 그에 응해서도 안 될 것이고요.


또한, 노동이라고 하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의 신체와 정신의 힘을 쓰는 행위이므로,

그 거래의 주체가 내가 아닌,
타인의 의해서 이뤄지는 것에는 극히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이 국가에 자신의 권리를 양도하는 것이, 국가가 마음대로 내 삶을 휘둘러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듯,
노동자가 자신의 권리를 양도하는 것 또한 그럴 것입니다.
그 양도의 대상이 회사이든 노동조합이든,

타인이 다른 타인의 노동에 대해 자기 마음대로 판단하고 계약하고 이용해서는 안 될 겁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노동을 둘러싼 거래는 한국의 자본주의 역사 이래로 그렇게 진행되어온 것 같습니다.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이제는 민주주의 사회가 되었다고 생각하던 때,
1996년 12월, 김영삼 정권의 높으신 양반들,

즉 타인들이 함부러 정한 규칙이 사회적 논의 합의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날치기 통과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후로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그들은, 그 억지같은 규칙을 굳히고 심지어 확장해 왔습니다.
타인들은 개개인의 노동의 방식에 함부러 개입해, 국민 개개인의 삶의 방식을 함부러 바꿔버렸습니다.
'기업이 살아야 국가가 살고 국가가 살아야 국민이 산다'는 궤변에 근거해서 말입니다.
오래 일해 기술이 숙력된 만큼 임금이 높아진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하고,

그 자리를 값싼 비정규직으로 갈아치우는 악법을 합법화 해버린 겁니다.


일종의, 그들의 연대, 담합입니다.
정리해고에도 비정규직의 차별에도 아무 말 않을 것, 그렇지 않으면 일자리를 주지 않겠다는 담합입니다.
반대로,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생계를 담보란 한 거래에서 개개인 국민들의 연대, 저항의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부당한 거래 앞에 인간임을 외치는 이들이 있습니다.
(외침과 외침이 함께 하는, 당신이 그렇듯 나 또한 인격을 부여받은 인간임을 스스로 확인하고

스스로를 응원하는 순간의 환희는 어쩌면 생에 한번 있을지도 모르는 소중한 경험일 겁니다.)
하지만, 그 외침은 그들의 담합 아래 쉬 변합니다.
버거운 압박에 한 사람 한 사람이 입을 닫고 떠나갈 때,
단순함 외침은 피맺힌 절규가 됩니다.
(때론, 다시는 되돌리지 못할 절망이 되기도 하고요.)


그 외로운 절규가 1년이 될지 3년이 될지, 10년 20년을 지나 평생을 갈지,
외쳐보지 않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그런 그들을, 단순히 지켜보고 응원하기에도 벅찰 겁니다.


그 벅참을 감수하고 인간임을 주장하는 이들 곁에 묵묵히 서서

그들을 응원하고 지켜봐온 이가 기록한 이야기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끝이 없어보이는 절규의 날들 속에서도 외치길 포기하지 않는 이들,
그럼에도 서로의 곁에서 서로를 응원하며 함께하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침묵하고 서로 눈치보는, 외로움을 벗어나는 길
사람이 사람답게 생활하는 길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의 기록이 여러분에게 답을 줄지 어떨지 또한 모르겠습니다.
다만,
절규하면서도 입을 닫지 못하는 이들,
그 아픔 오랜 시간 함께 품어온 이의 기록,
시간 된다면, 함께 경험해주셨으면 합니다.
함께 말하지는 못해도, 함께 알고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아마도,
우리는 서로 덜 외로울 겁니다.
기억하다 보면 언젠가 함께 외치고, 함께
인간임을 노래하고 춤추는 날이 오겠죠.


예전에, 지금은 옥중에 있는 박래군씨를 인터뷰 하며 들은 한 구절이,
슬슬 차가워지는 날들 속에 머리 속을 계속 맴돕니다.
"가난한 이들의 마음의 연대"
'그래서, 그 다음은?' 삐딱한 마음에 계속 되물어보고 그 답 또한 모르겠습니다만, 계속 맴돕니다.


가난한 이들의 마음의 연대.


저희가 할 수 있는 연대라고 할 것이 당장은 이런 것뿐입니다.
가난한 이들을 기록한 가난한 기록물들을 단 한 사람에게라도 공유하는 것 말입니다.


영화적으로 이 영화가 어떻다라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저희는 저희가 좋게 본 영화가 아니면 남에게 권하지 않습니다.
또한, 오셔서 직접 보고 직접 판단하시길 권합니다.
타인의 판단에 기대지 말고 스스로 품팔아 보고 듣고, 그 결과 여러분 자신의 판단을 믿으시길 권합니다.


잠시 덧붙이자면, 영화적으로 무엇이 뛰어나고 무엇이 부족하냐는 건,
제작자들끼리의 뒷담화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큐멘터리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기록이고, 기록함으로서 전달하고 그럼으로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요즘 나날의 제 개인적인 소회로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대신했습니다.
오셔서, 함께 영화 보고 난 뒤,
여러분의 이야기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 영화의 자세한 내용 소개는 아래의 리뷰영상으로 대체합니다.
(리뷰영상,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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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유랑] 팔도유랑상영 일정 확정됐습니다! :: 2015/08/09 14:16

독립다큐 제작자들의 홍보배급 상부상조 유랑상영 프로젝트

[다큐유랑] 저희 서울영상집단도 함께 하고 있는 것 아시죠?


다큐유랑 블로그 http://blog.daum.net/docuurang

             페이스북 페이지 http://facebook.com/docuurang

그리고... 텀블벅 페이지   https://www.tumblbug.com/docuurang


[다큐유랑] 8월말부터 9월 중순에 이르는 팔도유랑상영 일정이 확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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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시> 상영일정은 총 8회,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8/25(화) 양평, 마을카페 '두머리부엌' 오후8시

8/27(목) 천안, 마을카페 '공간사이' 오후3시

8/31(월) 부산, 극장 '국도예술관' 오후7시

9/1(화) 상주, 아이쿱생협 상주센터 소극장(3층) 오후7시

9/3(목) 강릉, 카페 '봉봉방앗간' 오후7시

9/4(금) 청주, 마을카페 '이따' 오후2시

9/13(일) 제주, 강정마을평화센터 오후2시

9/18(금) 울산, 소극장 '품' 오후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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