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영상'에 해당되는 글 1건

<노동감상> 제작 중간 보고 :: 2013/02/27 13:57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획의도  

역사적 사건은 반복되는데, 한 번은 비극으로, 다른 한 번은 희극으로 끝난다.

- Marx

이 다큐는 한 전설적인 동화에 대한 ‘비판적’ 감상문이다. 2011년 11월 10일, 김진숙이 35m 높이의 크레인에서 309일 만에 살아 내려오는 결말을 맞기 이전, 희망버스는 2011년 6월 그 출발부터 이미 전설과도 같은 동화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탑 위에 갇힌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구출하기 위한 기사들의 모험담이 그것이다. 이 오래된 이야기는 한국 노동운동사에서 숱하게 되풀이 해온 이야기, 그것은 비극이다.

전설이 주는 신비함에, 동화가 주는 낭만에, 죽음이 주는 무거움에 우리는 이야기를 함에 주저해 왔었다. 혹여나 잘못된 해석이 되지 않을까? 혹여나 거짓을 전하지는 않을까? 우리는 객관적 사실에 집착해 왔고, 그 자학에 입을 닫아야 했다. 이에 감히 주관성과 서투름을 당당히 무기 삼은 두 젊은 감독이, 희망의 버스를 통해 한국노동운동에 메스를 들어 감상문을 쓰는 바이다. 다시금, 남녀노소 모두가 입에 입을 맞추어 “늙은 노동자의 노래”를 합창할, 그 행진의 날을 위해!



 제작과정 - 2011년 

 2011년 6월 희망버스가 첫 출발을 할 즈음, 김준호 감독이 독립다큐멘터리 제작자들과 미디어활동가들을 모아 미디어팀을 꾸렸던 것으로부터 시작된 작업입니다. 1차 희망버스 이후 희망버스 홍보영상을 제작하는가 하면, 이후 3차 희망버스까지 '이어달리기'라는 이름으로 7편의 짧은 인터뷰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각자의 사정에 의해서 미디어팀은 4명으로 줄여졌고, 4차 5차 촬영기간이 길어지면서, 미디어활동에서 장편다큐작업으로 선회했습니다^^;;

(홍보영상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홈페이지에서, 이어달리기는 참세상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저희 서영집이 만든 영상은 본 홈페이지 'short cut' 메뉴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제작과정 - 2012년  

 저희 4명의 제작팀은 리뷰 작업과 여러 차례의 회의 과정에서 숱한 의견충돌을 겪었습니다. 함께 촬영을 하고 함께 지켜본 일들임에도 각자의 입장에서 본 시각이 각각 달랐던 겁니다. 동갑내기임에도, 대추리 용산 등 투쟁현장을 지켜온 미디어활동가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김준호와 문학을 전공하고 극영화 작업을 해온 룸펜 김청승의 입장이 특히 상충했습니다. 쉽게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통일된 구성안을 만들지 못하던 2012년 2월, 제작팀은 강신준 교수의 "자본" 강좌를 듣게 됩니다.

"1848년 프랑스 2월 혁명을 지켜보던 맑스는 두 가지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혁명의 뜨거은 열기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그리고 '그 뜨거은 열기는 왜 금새 사그라들고 마는가?' 맑스는 그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자본>을 집필하게 됩니다. 1997년 노동법 개정 투쟁을 바라보며 저 또한 같은 질문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자본>을 번역하게 됐습니다."

 저희 제작팀은, 그 말을 듣고서야 구성안을 만들게 됩니다. 하나의 다큐 안에 하나의 이야기만을 담아야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1시간 분량의 다큐 두 편을 통으로 묶는 구성안을 만들었습니다. 희망버스의 열정을 긍정하는 입장에서 김준호 감독이 혁명의 발생 원인을 쫓기로 했고, 희망버스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에서 김청승이 혁명의 실패 원인을 쫓기로 했습니다.

 김준호 감독이 PART1을 맡아, 부산 한진중공업과 울산 현대자동차와 중공업의 늙은 노동자들의 삶을 쫓으며 한국노동운동의 미시사를 풀고, 김청승이 PART2를 맡아, 옛 자료영상들과 집회 촬영영상들을 통해 한국노동운도의 거시사를 풀 예정입니다. PART1, PART2 그리고, 두 사람의 이야기가 만나는 PART3으로 전체 이야기가 구성됩니다.



 제작과정 - 2013년 

 2011년 말, 한진중공업 노사가 해고자 복직에 합의하고 김진숙씨가 크레인에서 내려왔음에도, 2012년 역시 노동자들에게 가혹한 한 해였습니다. 현대차 비정규직을 비롯해 여러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에 돌입했고, 대선 이후에는 한진중공업 고 최강서씨를 비롯해 여러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지난 2월 24일 고 최강서 씨의 노제 촬영으로, 저희 서영집이 맡은 PART2의 촬영을 일단락했습니다. 올 봄 2~3 사람의 추가인터뷰를 마치면, 본격적인 편집작업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한편 푸른영상 김준호 감독이 맡은 PART1은 올 봄과 여름에 걸쳐 본격적인 촬영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솔직히, 한국 노동운동사를 정리하는 긴 작업이 언제 마무리될지 장담은 못하겠습니다. 다만, 올해 역시 올해 안은로 관객분들을 찾아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할 뿐입니다.^^;;



 제작후원 

 <노동감상>은 2012년 부산영화제 AND로부터 1천만원의 제작비 지원을 받아 제작 중입니다. 크다면 크고, 적다면 적은 지원금이지만 소중히 쓰고 있습니다. 사실 편집용컴퓨터 구매하고 몇 차례 지방촬영을 하고 나니,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혹 본 작업에 도움을 주고싶으신 분들은 서울영상집단의 후원회원이 되어주세요. 후원회원등록방법은 링크 참고해주세요 -> http://lookdocu.com/notice/416



사용자 삽입 이미지


Trackback Address :: http://www.lookdocu.com/trackback/482
< PREV #1  | NEXT >